식초는 만드는 과정에 어떠한 방부제나 첨가물이 필요 없는 순수 천연물이다. 식초의 효능은 이미 고대인들도 잘 알고 있다. 식초는 인류 최초의 의약품이라고 할 수 있다.
기원전 400년경, 근대 의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히포크라테스는 식초를 항생제로 사용하여 환자들을 치료했다. 히포크라테스는 환자들이 벌꿀과 식초를 섞어서 먹으면 가래가 없어지고, 호흡이 편해진다고 하였다. 실제로 벌꿀과 식초의 강한 산성은 혈류 장애로 정맥 내에 혈액이 뭉치는 상태인 울혈을 없애는 효과가 있다. 히포크라테스는 다른 질병에도 벌꿀과 식초 혼합물을 환자에게 즐겨 처방했다.
식초는 세균성 폐렴이나 늑막염 등의 치료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식초는 염증과 종기, 화상의 2차 감염을 막는데 탁월하다. 고대 의사들은 궤양 부위를 소독할 때 식초를 사용했다.
로마제국이나 고대 이집트 왕조시대에도 식탁에 약효가 뛰어난 식초를 빼놓지 않고 올렸다. 19세기에는 식초가 치료용 연고로 쓰였고, 20세기에 이르러서는 온갖 종류의 식초 칵테일이 유행하였다. 오늘날 전 세계의 과학자와 영양학자들은 이 만능 액체의 또 다른 효능을 찾아내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이렇듯 식초의 강력한 힘은 시대를 초월한다. 식초에 관한 기록은 바빌로니아 시대에 처음 등장한다. 비빌로니아 사람들은 기원전 5000년에 대추야자로 빚은 술을 발효시켜 식초를 만들었다. 그 이후 식초는 식품을 장기간 보존하는 방부제나 항생제, 가정용 세제로도 이용되었다. 식초는 지금도 각종 병원균을 죽이는 항균 성분 덕분에 애용되고 있다.
식초는 중세시대에도 명성이 높았다. 식초를 온몸에 듬뿍 바르고 전염병으로 희생된 사람들의 금품을 갈취했다는 네 명의 도둑이야기가 전해지기도 한다.
옛날 프랑스 마르세유의 한 마을에서 네 명의 강도가 페스트, 즉 흑사병으로 희생된 사람들의 집에 침입해 물건을 약탈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들은 결국 꼬리가 잡혀 프랑스 재판정에 서게 되었다. 재판관들은 이 도둑들이 병균이 득실거리는 곳을 들락날락하면서도 어떻게 그 치명적인 전염병에 감염되지 않았는지 의아해 했다. 그들은 페스트 감염을 막기 위해 식초로 몇 시간마다 한 번씩 몸을 씻었다고 했다.
민간요법으로 전해지던 식초의 효능에 대한 과학적인 메커니즘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영국의 크립스 박사와 미국이 리프먼 박사는 식초의 초산과 구연산이 생체 에너지로 변환된다는 연구를 발표한 바 있다. 이 연구로 그들은 노벨상을 수상했다.
지금도 식초를 먹으면 피부미용, 고혈압, 골다공증, 동맥경화, 암, 심장질환 등의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꾸준히 발표되고 있다. 식초는 이제 건강과 아름다움을 유지하는 단골손님이다.